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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금강산 매력 뽐내는 고성 화암사.

by 꿀팁 맨 2018.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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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수록 신비롭고 영롱하구나

가을 금강산 매력 뽐내는 고성


▲ 화암사에서 바라본 수바위. 
 
풍광이 멋들어진 산은 흔히 ‘○○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지역별로 최소한 한 곳은 있을 듯싶다. 바다에도 금강산이 있다. 바로 해금강이다. 푸른 바다 곳곳에 섬들이 박혀 있는 곳을 해금강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산과 바다 전국 곳곳에는 금강산이 있다. 진짜 금강산에는 오를 수 없고, 진짜 해금강 풍광을 마주할 수 없다. 남과 북의 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강산을 아주 못 보는 것은 아니다. 가을에 ‘산이 붉게 불탄다’하여 풍악산(楓嶽山)으로 불리는 금강산을 만나고 싶다면 강원 고성으로 가면 된다. 금강산 최고봉인 비로봉은 북한 고성에 있지만, ‘일만이천봉’의 시작은 남한 고성이다. 첫 봉우리인 신선봉을 비롯해 향로봉, 작은까치봉, 큰까치봉 등 금강산 봉우리들이 휴전선을 거쳐 비로봉까지 이어진다. 고성은 금강산 조망뿐만이 아니다. 북방식 전통이 보존된 마을에 ‘까치밥’만 남은 감나무에선 고즈넉한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 고성 화암사 부근의 단풍들. 
 
금강산의 가을을 느끼려면 신선봉 줄기에 있는 화암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신라 시대 화엄사로 불렸던 이 절은 거대한 수바위(秀岩) 전설에 얽혀 화암사(禾岩寺)라는 이름을 얻었다. 신라 때 절이 민가와 멀어 수양하는 스님들이 공양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어느 날 백발노인이 나타나 수바위에 있는 바위굴에 지팡이를 넣고 세 번 흔들면 쌀이 나올 것이라고 하자, 스님들이 그대로 따라해 곡식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에 이름이 볏짚(禾)과 바위(岩)를 뜻하는 화암으로 바뀐 것이다.



화암사 옆 능선을 보면 왕관을 쓴 위풍당당한 바위를 울긋불긋한 단풍나무들이 받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수바위다.




등산로는 수바위 방향으로 갔다가 신선봉 중턱에 있는 성인대까지 오른 후 계곡 쪽으로 내려오거나 반대 방향으로 가도 된다. 수바위 방향으로 길을 잡아 10분 정도 오르면 멀리서 보이던 수바위에 이른다. 수바위에 걸터앉으면 설악산 울산바위의 모습이 절반쯤 보인다. 반대편으로는 붉은 단풍나무로 둘러싸인 화암사가 펼쳐진다. 


▲ 수바위에서 내려다본 화암사 전경. 
 
수바위를 지나 평탄한 산길을 넉넉잡고 한 시간가량 오르면 성인대다. 성인대 아래로는 고성·속초 시내와 동해가 펼쳐지고, 반대편으로는 신선봉이 우뚝 솟아 있다.
 
사실 이곳보다는 옆으로 나있는 평탄한 길을 쭉 따라가야지 성인대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설악산 울산바위를 가장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가 바로 이곳이다.




▲ 신선봉 중턱 성인대는 설악산 울산바위를 가장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울산바위가 코앞이고, 멀리 달마봉이 보인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인제와 속초·고성을 잇는 미시령 쌍굴터널이, 그 위로는 옛 미시령 일흔다섯 굽잇길이 구불구불 산을 타고 있다. 반대편에 금강산 첫 봉우리인 신선봉이 있지만, 울산바위 풍광에 더 빠져든다. 
 
금강산 첫 줄기에서 울산바위의 모습을 보면 금강산에서 멋진 바위들을 모은다는 얘기를 듣고 열심히 걸어왔지만, 한 발 늦어 설악산에 정착했다는 울산바위 전설이 십분 이해된다. 미시령만 넘으면 금강산 줄기가 시작되는 곳인데, 바로 코앞에 두고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으니 안타까움이 컸을 것이다.




울산바위가 바로 코앞이고 멀리 달마봉이 보인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인제와 속초, 고성을 잇는 미시령 쌍굴터널이 보이고, 그 위로는 옛 미시령 일흔다섯 굽잇길이 구불구불 산을 타고 있다. 가히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풍광이다. 반대편에 금강산 첫 봉우리인 신선봉이 있지만, 사실 그보다는 울산바위 풍광에 더 빠져들게 만든다.



▲ 화암사 부근의 계곡 주변의 단풍은 활활 타오르듯 빨갛지는 않지만, 계곡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이미 떨어져 낙엽이 된 단풍들도 곳곳에서 보여 가을이 지나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내려가는 길은 계곡길이다. 올라올 때 들리지 않던 계곡 물소리가 들린다. 중간중간 가파른 구간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화암사 부근에 이르면 계곡을 만날 수 있다. 활활 타오르듯 빨갛지는 않지만, 단풍들이 계곡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떨어져 낙엽이 된 단풍들도 곳곳에서 보여 가을이 지나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최선호 숲해설가는 “신선봉 가는 길은 자연의 아름다운 비경과 동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이 길을 걷게 되면 그 신비로움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금강산 첫 봉우리를 봤으면 마지막 봉을 봐야 한다. 북한 지역에 있다. 남한에서도 볼 수 있다. 통일전망대로 가야 한다. 인솔자 없이 신고만 하면 낮시간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다.



▲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보는 금강산 마지막 봉우리 낙타봉. 낙타봉 옆으로는 현종암, 복선암, 부처바위, 사공바위, 만물상 등 다양한 모양의 섬들이 박혀있는 해금강이 펼쳐진다. 하지만 망원경으로도 자세히 볼 수는 없다.


통일전망대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이 바로 금강산의 마지막 봉우리인 낙타봉이다. 구선봉이라고도 하는데, 낙타 혹같이 생겨 낙타봉이란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 바다와 붙어 있다 보니 금강산 마지막 봉우리로 불린다. 낙타봉 옆 바다로는 섬들이 보인다.


현종암, 복선암, 부처바위, 사공바위, 만물상 등 다양한 모양의 섬들이 만들어 낸 풍광에 해금강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진짜 해금강이다. 하지만 망원경으로 본다 해도 자세히 볼 수는 없다. 언젠가 그곳에서 직접 그 기묘한 풍광에 빠져들기를 바라며 전망대를 내려온다.


▲ 춥고 바람이 세다 보니 이를 막기 위해 ‘ㄱ’자 모양으로 지은 왕곡마을 전통가옥


고성에서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곳으로는 왕곡마을이 있다. 강릉 최씨와 강릉 함씨 집성촌으로, 19세기 민가와 북방식 전통 가옥을 보존하고 있는 마을이다. 집들이 대부분 산 반대편으로 문을 내고 ‘ㄱ’자 모양을 하고 있다. 춥고 바람이 세다 보니 이를 막기 위한 방편이었다.  


▲ 왕곡마을은 겨울에 소를 집 안에서 키웠다. 왼쪽 작은 문이 외양간 출입문이다.


이 마을에선 겨울에 소를 집 안에서 키웠다고 한다. 부엌 옆에 외양간이 있는 전통 가옥을 볼 수 있다. 항아리 굴뚝도 특이하다. 기와나 다른 재료를 구하기 힘들다 보니 항아리를 굴뚝으로 사용해 보온 효과를 높였다.



▲ 왕곡마을의 항아리 굴뚝.


▲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감 하나와 말라가는 빨간 고추.


전통 가옥들 사이로 서 있는 감나무에도 까치밥 한두 개만이 남아 고즈넉한 가을 분위기를 자아낸다. 단순히 옛날 모습만 남아 있는 마을이 아니다. 마을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고, 여행객을 위해 한과를 직접 만들거나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는 집도 있다. 주말마다 제기차기, 고누 등 다양한 전통놀이와 함께 종이팽이 만들기, 짚풀공예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고성(강원)=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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